070826 9회말 2아웃 12화 - 이정진, 수애
S#23. 거리 - 밤
1편에서 낙서 했던 거리. 뚜벅뚜벅 걷는 난희. 형태, 툭툭 치며 난희 쫓아온다.
형태:화를 내라. 응? 내가 잘 못 했어~ 한 대 확 칠래? 내가 죽일 놈이다. 우리 첫 데이튼데.
난희:(시원하게) 약속 잊어버린 거 쯤 시원하게 용서 한다!
형태:정말?
난희:까짓 거 뭐. 오늘 상황이 쇼킹이니 그럴 수 있지!
형태:... (진심으로 고맙다 / 어깨동무) 이야~ 세상에 너 같은 여자가 또 있을까?
이런 여자가 베스트프렌드이자 연인이다. 진짜 복 받은 놈이다 똥모양.
난희:(팔 풀고) 근데. 물르자. 본격적으로 사귄 것도 아니지만 여튼 친구도 연인도 아닌 애매모호함을 끝내자고.
형태:야.
난희:성아 너랑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나타난 거야. 비겁하게 모른 척 할래?
형태:(잡아채며) 무슨 상관이야. 내가 아무 생각 없는데.
난희:(뻥치시네 하는 얼굴로) 하!
형태:나 좀 믿어라.
난희:(머리 잡고) 아~ 나왔다. 오빠들의 뻥.
형태:난희야.
난희:이런 게 싫어! 30년 동안 한 번도 안 해본 말들이 니 입에서 내 입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게
낯설고 불편해. 난 남자 변형태 별룬 거 같어!
형태:...
난희:하고 싶은 말도 다 못 하고. 너두 그렇잖아!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편했냐?!
폭발하고 싶을 때 다다다다 쏟아내면 그거 받아주는 쓰레기통도 됐다가!
무슨 짓을 해도 편들어주는 응원군도 됐다가! 밟아주고 띄워주고 딱 원하는 그 순간에
딱 그걸 해 줄 수 있는 친구였잖아! 속상하고 울고 싶을 때 젤 먼저 생각나는 것도 넌데!
너도 그랬을 텐데!!! 오늘 같은 날두 봐! (속상해 죽겠다)
니가 내 돈 날려가면서 스페인까지 갔다 온 게 불과 얼마 전이다.
그 사이에 정리가 됐으면 얼마나 됐겠냐?! 걔가 너한테 어떤 여자였는데!
애들 앞에서 표정 관리 하는 것만도 죽을 맛이었을텐데!
사실은 지금 니 속이 정신없이 시끄러울텐데!!!
나한테까지 숨기려니 얼마나 힘들어!!! 숨긴다고 내가 몰라?!
난희, 벅벅 내지르고 있는 동안 형태 표정이 차츰 무너지는.
난희:이런 어정쩡한 관계에 있으니까!!!! (울먹)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!!!!!
한 발 다가가면 한발 멀어지는 그런 밀고 당기기 이젠 난 싫어.
형태 : (표정 한 없이 약해지고) ..아우씨 진짜!
형태, 머리 쓸어 넘기며 그냥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.
벽에 기대서서 그런 형태를 한참 바라보는 난희.
우는 건지 심호흡인지 형태 등짝이 간간이 오르락내리락.
난희 : (발로 툭툭 차며) 우냐?
형태 : 시끄러 기집애야. 너 진짜... 좀 모른 척 넘어가면 안 되냐?!!!
난희 : 모른 척 하기엔 니가 너무 티나.
형태 : 아우~ 짜증나!
난희 : ...안아줄까?
형태 : 어우 씨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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벽에 서거나 주저앉는 부분이 툭툭 건드리는 걸로 바뀌긴 했지만 일단은 대본에 있는 부분.